정삼배
지난 12일 부평 문화의거리(금강제화)에 게첩된 제21대 대통령 선거 현수막 (위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아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사진제공 유제홍 페이스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오늘(21일) 부평역 북광장에 방문해 유세를 펼칠 계획인 가운데 부평역 일대에서 선거 현수막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실과 부평갑 선거대책본부는 국민의힘 부평구 갑 당원협의회(위원장 유제홍, 이하 당협)에 이재명 후보 방문을 알리며, 부평역 인근에 설치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현수막을 일시 철거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측은 해당 현수막을 행사 이후 원위치에 복구하겠다고 협조를 구했지만, 국민의힘은 "이전에도 동일한 요청에 협조했으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현수막을 일시 철거하고 원래의 자리에 원상복구 하겠다며 협조를 요청한 것이지만, 국민의힘 부평구 갑 당협은 “지난 12일 대선 출정식을 한다고 같은 협조를 요청했었는데, 기존 자리가 아닌 엉뚱한 곳에 게첩하는 등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민주당의 약속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인천시당 출정식 후 부평 문화의거리(금강제화)에 엉뚱하게 재게첩한 현수막(상하 위치를 바꾸어 게첩 = 사진제공 유제홍 페이스북)
국민의힘 부평 갑 당협에 따르면 “민주당이 지난 12일 문화의거리에서 인천시당 출정식을 한다며 게첩된 현수막을 일시적으로 내릴 수 있게 해달라, 다시 원상복구 해놓겠다고 요청해 같은 지역에서 정치를 하기 때문에 흔쾌히 협조했었다. 그러나, 재게첩된 현수막을 보니 국민의힘에게 불리한 위치에 게첩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약속도 지키지 않아놓고 이제는 이재명이 온다고 다시 현수막을 일시 철거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데, 뻔뻔함이 정도를 넘어섰다. 지역 정치에는 신의가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질타하며 21일 오후 이재명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현수막을 철거하지 못하도록 직접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행태가 SNS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지역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부평역 인근에서 만난 구민 김모(43) 씨는 “본인들 정당이 중요하다고 해도 같은 정당끼리 페어플레이를 해야지, 정당 간의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 당이 국민과의 약속은 지키겠냐”며 “이러니 정치 전반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구민 이모(52) 씨는 “자기들 행사한다고 상대 후보 현수막 떼다가 다른 곳에 붙이는 게 원상복구냐, 민주당이 양아치 같은 행동은 그만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등 SNS에서도 민주당에 대해 “지역 정치는 신의와 신뢰가 기본인데,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치는 시민의 외면을 받게 된다”, “민주당 행태를 보고도 모르냐, 국힘이 또 속았다 믿을 걸 믿어야지”, “이재명은 어디가 진실인지 구분이 안 되는 사람”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좌측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우측 유제홍 국민의힘 부평구갑 당협위원장
이에 부평일보는 현수막 논란에 대해 노종면 의원실과 민주당 부평구 갑 선대본 측에 입장을 물었다.
민주당 측은 "처음에는 노종면 의원의 정책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국민의힘 측 현수막 설치 업자가 우리 당 설치 업자와 상의한 뒤 해당 현수막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김문수 후보 현수막을 설치했다"며 "이번에는 원래 위치인 상단에 이재명 후보의 현수막을 다시 설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이날 오후 이재명 후보의 유세 현장에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반복되는 현수막 갈등을 두고 “정당 간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며, 선거철마다 되풀이되는 ‘현수막 전쟁’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부평일보 = 정삼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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